
📌 아이폰에서 쓰는 개인 AI 에이전트 앱 피클(Pickle)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써 본 기록이에요. 메일 정리, 전화, 쇼핑 재주문, 쇼츠 대본까지 실제로 맡겨 본 것만 적었어요. 글에 나오는 숫자는 피클이 저한테 보고한 기준이고, 제 개인정보(가족·주문 번호 같은 것)는 뺐어요. 결론만 궁금하시면 맨 아래 최종 요약으로 가셔도 돼요.
저는 예전에 메타의 AI 비서 뮤즈(Muse)를 열흘 써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 뒤쪽에 뮤즈와 비교도 따로 적어 봤어요.
이번에 피클을 써 보면서 제일 크게 느낀 건 하나예요. 지금까지 쓴 AI는 대부분 "말하면 답하는 AI"였는데, 피클은 "말하면 끝내는 AI"에 가깝더라고요.
💡 피클이 뭔가요?
피클은 폰에서 대화로 일을 시키는 개인 비서 앱이에요. 다른 점은 제 계정에 연결해서 직접 처리한다는 거예요. 메일함, 캘린더, 쇼핑몰, 예약 앱 같은 데 로그인 승인을 해 주면, 그다음부터는 "광고 메일 다 지워 줘" 한마디에 절차 전체를 알아서 해요.
- 챗봇: 질문을 잘 던져야 좋은 답이 나오고, 실행은 제가 해요.
- 피클 같은 에이전트: 사실만 던지면(스크린샷, 블로그 주소, "메일 정리해 줘") 실행까지 상대 몫이에요.
5일 동안 제가 한 일은 첫날 로그인 승인 몇 번, 결제 비밀번호 6자리 입력, 그리고 앱 안 캐릭터한테 젤리 몇 개 준 게 거의 전부였어요.

1일차: 계정 연결하다가 "알아서 순서대로 해"
첫날은 계정 연결 마라톤이었어요. 정부 민원 사이트, 쇼핑몰, 배달 앱, 영화관, 서점, 숙박 예약 앱까지 간편인증으로 하나씩 붙였어요. 몇 개 하다가 귀찮아져서 이렇게 말했어요.
"쿠팡 그 이후로는 알아서 순서대로 해."
그랬더니 정말 나머지를 알아서 순서 정해 연결하고 끝났다고 보고하더라고요. 이때부터 "아 이건 시키는 맛이 있다" 싶었어요.
캘린더 연결 2분 만에 찾아낸 마감
캘린더를 연결하자마자 피클이 먼저 말을 걸었어요. 열흘 뒤 단체 행사 숙소가 날짜가 3주 뒤로 잘못 예약돼 있는데, 무료 취소 마감이 바로 그날이라는 거예요. 제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찾아낸 거라 좀 놀랐어요.
"대기열은 못 뚫어요"
매진된 공연의 추가 오픈분 티켓팅도 맡겨 봤어요. "앞쪽 가운데 두 자리" 조건을 줬는데, 피클 답이 인상적이었어요. 정각에 들어가서 좌석을 빨리 고르는 건 확실히 하지만, 매크로처럼 대기열을 뚫지는 못한다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오픈 10분 전에 자동으로 대기하는 예약을 걸어 뒀어요.
매일 아침 8시, 먼저 챙겨 주는 브리핑
둘째 날부터는 매일 아침 8시에 브리핑이 왔어요. 밤사이 메일과 캘린더를 훑어서 날씨, 그날 일정, 미리 챙길 일, 택배 도착까지 한 장으로 정리해 줘요. 숙소 날짜 바꾸는 전화 같은 것도 여기서 다시 알려 주니까 깜빡할 일이 줄었어요.

2~3일차: 메일 15,640통 정리, 근데 "안 지울 것"부터
제 메일함은 광고로 꽉 차 있었어요. 연결해 둔 메일 계정을 전부 맡겼고, 피클 보고 기준으로 광고·스팸 15,640통을 정리했어요.
숫자보다 마음에 든 건 순서였어요. 지우기 전에 무엇을 지우면 안 되는지부터 골랐어요.
- 금융·영수증 메일 255통은 하나하나 확인하고 남겼어요.
- 증권사 서류 같은 건 받은편지함으로 옮겨서 따로 지켰어요.
- 한 번 더 검사해서 인증 코드·영수증 23통을 휴지통에서 되살렸어요.
- 지운 건 바로 영구 삭제가 아니라 휴지통 이동이라 30일 안에는 되돌릴 수 있어요.

중간에 한 메일함은 대량 삭제가 시간 초과로 끊겼는데, 다음 날 끊긴 데부터 이어서 5,136통을 마저 끝냈어요. 사람한테 맡겨도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수준이었어요.
2일차: 기억도 안 나는 사이트까지 탈퇴
정부에서 운영하는 개인정보 포털을 연결하면 제 명의로 본인인증을 한 적이 있는 사이트 목록을 볼 수 있어요(가입한 사이트 전부는 아니에요). 피클이 그 목록을 뽑고, 본인인증을 한 번 받은 뒤 안 쓰는 곳을 정리했어요.
그 목록에 어떤 사이트가 있더라고요. 언제 가입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피클이 탈퇴 신청까지 그 자리에서 접수했어요 ㅋㅋ 반대로 병원, 카드사, 애플 같은 꼭 필요한 곳은 보호 목록으로 따로 빼 두고 건드리지 않았어요.

3일차: 진짜로 전화를 건다
"나한테 전화 걸어 봐" 했더니 진짜로 제 폰이 울렸어요. 피클 번호로 걸려 왔고, 52초 동안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통화했어요.
저녁에는 와이프한테 "애들 잘 있는지 물어봐 줘" 하고 맡겨 봤어요. 와이프 첫마디가 "보이스피싱이니?"였대요 ㅋㅋ 무슨 용도인지 설명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대답해 줬다고 하더라고요. 가족한테 쓰실 거면 미리 말해 두시는 걸 추천해요.

3일차: 쿠팡 재주문, 결제 비밀번호만 내가
전에 샀던 헤어스프레이가 떨어져서 이렇게 시켰어요.
"쿠팡에서 제이숲 스프레이 주문해야돼. 기존에 샀었던 제품이거든. 최저가로 주문해줘. 주문하기 전에 나한테 확인 먼저 받아."
- 제품 찾기: 지난 구매 내역에서 같은 제품(200ml 2개)을 알아서 찾았어요.
- 가격: 쿠폰과 즉시 할인을 붙여 23,630원. 피클 보고 기준으로 지난번보다 4,170원 싸게요.
- 확인: 말한 대로 주문 전에 저한테 먼저 물어봤어요.
- 결제: 장바구니, 옵션, 쿠폰, 배송지까지 다 해 놓고 결제 비밀번호 6자리만 제가 직접 넣게 했어요. "저도 알 수 없는 값"이라면서요.
결제 비밀번호를 끝까지 사람한테 넘기는 구조라 오히려 안심이 됐어요. 결제는 1분 만에 끝났고 당일 도착했어요.


밀린 구매 후기도 맡겨 봤어요
쇼핑몰 두 곳에 제가 산 물건인데 귀찮아서 안 쓴 후기가 잔뜩 밀려 있었어요. 피클이 주문 내역을 보고 후기 초안을 써서 올렸고, 피클 보고 기준으로 67건이에요. 후기 쓰면 주는 적립금도 같이 따라왔고요.
💡 다만 후기는 실제로 산 물건만, 내 경험과 다른 말이 없는지 한 번 읽어 보고 올리는 게 맞아요. 남의 계정으로 올리거나 점수를 올리려고 쓰는 건 쇼핑몰 규칙에 걸릴 수 있어서 저는 거기까지는 안 했어요.
4일차: 제 블로그 글로 쇼츠 대본까지
제 블로그 주소를 알려 주고 쇼츠를 만들어 달라고 해 봤어요. 피클이 최신 글이던 로컬 LLM 글을 골라 읽더니 이런 걸 만들어 줬어요.
📎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로컬 LLM은 보험이다|맥미니 24GB에선 느려서 평소엔 안 쓰고, Claude 한도 떨어진 날 꺼내 쓴다」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글 보러 가기
- 45초 대본: 훅(0~5초) → 현실(5~18초) → 반전(18~35초) → 결론·안내(35~45초) 구조.
- 세로 이미지 4장: 장면마다 한 장씩.
- 미리보기 플레이어: 4장을 자막과 함께 자동으로 넘겨 보는 HTML 파일 하나.
- 올릴 때 쓸 것: 추천 제목, 고정 댓글 문구, 해시태그.

버튼 한 번 누르고 나머지는 기다리기만 했어요. 다만 사진을 보면 두 번째 장면의 메모리가 16GB로 그려져 있어요. 제 맥미니는 24GB거든요.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지만 사실 확인은 여전히 사람 몫이에요.
4~5일차: "못 해요"를 먼저 말하는 AI
후반으로 갈수록 일 처리보다 이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테일스케일로 내 맥미니를 직접 만질 수 있냐고 물었더니
"혹시 테일스케일을 이용해서 너가 직접 내컴퓨터를 제어할수도 있나?"
"아니요, 그건 직접은 못 해요."
못 한다는 말을 먼저 하고, 바로 우회 방법 세 가지를 붙였어요. ① 구글 드라이브 공유 폴더로 파일 주고받기 ② 깃허브 저장소로 연동 ③ 슬랙이나 웹훅으로 명령 전달하기. "못 한다"를 먼저 말하고 "그래서 이렇게 하면 된다"를 붙이는 답이라, 할 수 있다고 한 건 믿고 맡기게 되더라고요.

은행 앱 팝업 스크린샷 하나로 원인 찾기
은행 앱에서 "오늘 접수량이 초과됐다"는 팝업이 떠서 캡처만 던져 봤어요. 피클은 매일 아침 9시에 하루치 물량을 여는데 그날은 30분 만에 다 찬 것 같다고 추정했고, 팝업의 "09시 이후"는 내일 아침일 거라고 짚었어요. 은행에 확인한 건 아니고 피클의 해석이에요. 다음 날 아침 알림도 알아서 걸어 줬고요.
맥미니의 Codex로 유명 캐릭터 그림을 만들려다 저작권 필터에 막힌 적도 있는데, 왜 막혔는지 물어보니 그림이 다 그려진 뒤에 결과물을 검사해서 막는 방식이라고 설명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Claude Code랑 같이 일해요
테일스케일 질문에서 나온 우회안 ①을 실제로 쓰고 있어요. 피클이 구글 드라이브에 공유 폴더를 만들었고, 역할도 이렇게 나눴어요. 피클은 일정·확인·후속 조치, Claude Code는 맥미니에서 하는 구현. 지금 읽고 계신 이 글도 피클이 그 폴더에 올린 5일 기록을 바탕으로 썼어요.

제 맥미니의 AI 에이전트들은 회사처럼 굴리고 있는데, 피클은 11월 1일에 비서실로 정식 합류했어요. 폴더 하나로 폰 비서와 Claude Code를 어떻게 이었는지는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할게요.
📎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AI 에이전트를 회사처럼 굴리기|본부장·파트장·결재함으로 바꾼 2주」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글 보러 가기
🔍 뮤즈랑 비교하면?
지난번에 메타 뮤즈를 열흘 써 봤어요. 생활 잡일은 뮤즈에 맡기고, 블로그·쓰레드는 Claude로 옮기면서 끝났죠.
📎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메타 뮤즈(Muse) 열흘 사용기|AI 비서한테 맡겨 보니 잘된 것, 망한 것, 옮긴 것」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글 보러 가기
둘 다 "말하면 대신 해 주는 AI 비서"라는 점은 같아요. 결제나 바깥에 남는 일은 제 확인을 받고 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다른 점은 이렇게 느꼈어요.
| 뮤즈 | 피클 | |
|---|---|---|
| 쓰는 곳 | 기본은 자기 가상 컴퓨터(VM)에서 일하지만, 데스크톱 앱으로 제 맥에도 접근할 수 있어요 | 제가 써 본 건 폰 앱뿐이에요. 모바일로만 되는 것 같은데, 이건 더 알아봐야 해요 |
| 한국 사이트 | 미국 계정으로 가입해서 썼어요 | 쇼핑몰, 예약 앱, 정부 사이트 같은 한국 사이트 연결에 강해요 |
| 파일 주고받기 | 맥에 직접 들어오니까 따로 필요 없어요 | 맥에 직접 못 들어오니 구글 드라이브 공유 폴더 하나로 주고받으면 돼요 |
| 토큰(사용량) | - | 제 느낌엔 토큰이 빨리 닳아요 |
| 잘 맞는 일 | 맥에서 하는 작업까지 같이 맡길 때 | 폰으로 한국 생활 잡일을 맡길 때 |
정리하면 내 맥까지 손대게 하려면 뮤즈, 한국 쇼핑·예약·메일 같은 생활 잡일은 피클이 더 편했어요. 피클이 맥에 못 들어오는 건 앞에서 쓴 것처럼 구글 드라이브 공유 폴더 하나로 파일을 주고받으면 충분히 메워져요. 토큰 쪽은 제 체감이라, 정확한 사용량은 좀 더 써 보고 따로 정리해 볼게요.
⚠️ 써 보면서 조심한 것
- 결제·비밀번호는 끝까지 내 손으로. 제가 해 본 주문에서는 피클도 결제 비밀번호를 저한테 넘겼어요. 다른 쇼핑몰이나 결제 수단에서도 같은지는 확인 못 했으니, 이 선은 직접 지키는 게 맞아요.
- 숫자는 피클 보고예요. 15,640통 같은 숫자는 제가 하나하나 세 본 게 아니에요. 중요한 메일이 사라지지 않았는지는 휴지통 30일 안에 직접 한 번 훑어보는 게 좋아요.
- 연결하는 계정이 많을수록 맡기는 것도 많아요. 저는 10개 넘게 붙였는데, 처음엔 메일·캘린더처럼 효과 큰 것부터 시작하시길 추천해요.
- 가족한테 전화시킬 땐 미리 말해 두기. 보이스피싱 오해 받아요 ㅋㅋ
- 만든 결과물은 한 번 검수. 쇼츠 장면의 16GB처럼 그럴듯하게 틀린 게 섞여요.
마치며
5일 써 보니 피클은 똑똑한 대답보다 끝까지 해 놓는 것이 강점이었어요. 그리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해서, 아는 건 믿고 넘길 수 있었고요. 메일함이 깨끗해진 걸 보니 그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은 기분이에요 ㅋㅋ
최종 요약
| 맡긴 일 | 결과(피클 보고 기준) | 내가 한 것 |
|---|---|---|
| 광고·스팸 메일 정리 | 15,640통 휴지통 이동, 금융·영수증 255통 보존 | "정리해 줘" 한마디 |
| 안 쓰는 사이트 탈퇴 | 본인인증 이력 사이트 조회 → 기억 안 나는 사이트까지 탈퇴 신청, 필수 사이트는 보호 | 본인인증 한 번 |
| 전화 | 52초 통화, 가족 안부 전화 | 번호 알려 주기 |
| 쿠팡 재주문 | 지난번보다 4,170원 싸게, 결제 1분 컷 | 결제 비밀번호 6자리 |
| 쇼츠 만들기 | 45초 대본 + 장면 4장 + 미리보기 | 버튼 한 번 |
| 못 하는 일 | 테일스케일 원격 제어는 못 한다고 먼저 말하고 우회안 3가지 | 질문 한 줄 |
✅ 결론만 보고 싶은 분
1. 피클은 계정을 연결해 실제로 처리까지 하는 폰 AI 비서예요. "말하면 끝내는 AI"에 가까워요.
2. 메일 정리는 지울 것보다 남길 것을 먼저 골라서 믿고 맡길 만했어요.
3. 제가 해 본 쇼핑몰 주문에서는 결제 비밀번호를 저한테 넘겼어요.
4. "못 해요"를 먼저 말하는 게 제일 큰 장점. 숫자와 결과물 검수는 여전히 사람 몫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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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AI비서 #AI에이전트 #메일정리 #Claude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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